좋은시(달밤,흑인죠,설야,가을그대,운명을운전하다)
달밤 아이헨도르프 마치 하늘이 대지에게 살며시 입을 맞추어, 대지는 은은한 꽃빛으로 하늘을 꿈꾸는 듯 했네. 바람은 가벼이 들을 지나고, 이삭은 부드럽게 물결치며, 숲들은 나직이 소리 내고, 그토록 별빛 맑은 밤이었네. 그리고 나의 영혼은 나래를 활짝 펴고, 고요한 대지를 날아갔네, 마치 집으로 가는 것처럼. ------------------------------- 흑인 죠 신중신 나의 다정한 친구 흑인 죠의 밤에 우는 눈물에는 소금기가 많고 피는 한결 뜨겁고 진하지만 눈은 항상 아래로 접는다. 아침에는 쟁기질로 흙을 일구고 이웃의 양(羊)을 잡아주고 오후 한참은 통나무를 얻기 위해 침엽수 밑둥을 도끼로 찍었다 내려칠 때마다 나무의 하얀 육편(肉片)이 튀 어 떨어져 그는 살의 아픔을 느끼며 경련하는 잎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