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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달밤,흑인죠,설야,가을그대,운명을운전하다) 달밤 아이헨도르프 마치 하늘이 대지에게 살며시 입을 맞추어, 대지는 은은한 꽃빛으로 하늘을 꿈꾸는 듯 했네. 바람은 가벼이 들을 지나고, 이삭은 부드럽게 물결치며, 숲들은 나직이 소리 내고, 그토록 별빛 맑은 밤이었네. 그리고 나의 영혼은 나래를 활짝 펴고, 고요한 대지를 날아갔네, 마치 집으로 가는 것처럼. ------------------------------- 흑인 죠 신중신 나의 다정한 친구 흑인 죠의 밤에 우는 눈물에는 소금기가 많고 피는 한결 뜨겁고 진하지만 눈은 항상 아래로 접는다. 아침에는 쟁기질로 흙을 일구고 이웃의 양(羊)을 잡아주고 오후 한참은 통나무를 얻기 위해 침엽수 밑둥을 도끼로 찍었다 내려칠 때마다 나무의 하얀 육편(肉片)이 튀 어 떨어져 그는 살의 아픔을 느끼며 경련하는 잎사..
좋은시 (작약꽃필무렵,코스모스,머리를감으며,고해,연애) 작약꽃 필 무렵 / 류미야 ​ ​ 쓸쓸한 저녁이야 곧 오고 말 테지만 ​ 밤 모르는 아가들 함박웃음 피고 ​ 설움도 모르는 오월은 환호작약 ​ 꽃 한때 ​ ​ ​----------------------------------- ​ ​ ​ 코스모스 / 류미야 ​ ​ 목 늘여도 가는 볕 땅 위엔 은하銀河, ​ 자랑도 구걸도 없이 붉어진 눈시울로 ​ 우리도 먼지 이는 길가 저렇게 서서 ​걸어왔느니 ​ ​ ​----------------------------------- ​ ​ ​ 머리를 감으며 / 류미야 ​ ​ 풀고 또 풀어도 엉켜드는 낮꿈의 가닥을 잡아보는 시린 새벽의 의식儀式 ​ 너에게 ​ 세례를 주노니 ​ 잘 더럽히는 ​ 나여 ​ ​ ---------------------------------​ ​ ​ ​..
좋은시(별,엄마야누나야,하여가, 천년의사랑, 데생) 모든 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머리칼을 지녔는지 난 알고 있다네 그 머리칼에 한 번 영혼을 스친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되는지도. - 곽재구, ------------------------------------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하여가 이방원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 천년의 사랑 - 김현태 섣달 그믐달 지고 내 마음의 바다에 그대 얼굴이 또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지 즐..
감동적인 글귀 1. 남과 비교해서 상대가 앞서면 열등감! 내가 남보다 앞서면 자만! 비교해야 할 사람은 '남'이 아니라 '나'이다. 2. 나는 사랑도 일도 멋있기를 바랐고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보다 나다운 모습으로 사랑하고 나다운 모습으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3. 오늘은 아무 생각 없고 당신만 그냥 많이 보고 싶습니다. 4. 벚꽃이 피니 기뻤습니다. 벚꽃이 지니 슬펐습니다. 사랑이 가니 슬펐습니다. 사랑이 오니 기뻤습니다. 사람이 오니 기뻤습니다. 사람이 가니 슬펐습니다. 기쁨이 오면 반드시 슬픔이 오고 슬픔이 가면 반드시 기쁨도 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슬픔이 가면 기쁨도 오는 법입니다. 5. 한 글자로는 '꿈' 두 글자로는 '희망' 세 글자로는 '가능성' 네 글자로는 '할 수 있어' 6. 올 사람은 어떤..
좋은시(유치환-설일,꽃,들꽃과같은,뜨거운노래는땅에묻는다,귀고) 설일(雪日) 하늘도 땅도 가림헔 수 없어 보오얀히 적설 하는 남은 한 오술길이 그대로 먼 천상의 언덕배기로 잇따라 있어 그 길을 찾아 가면 그 날 통곡하고 떠난 나의 청춘이 돌아가신 어머님과 둘이 살고 있어 밖에서 찾으면 미닫이 가만히 밀리더니 빙그레 웃으며 내다보는 흰 얼굴! ------------------------------ 꽃 가을이 접어드니 어다선지 아이들은 꽃씨를 받아와 모으기를 하였다. 붕숭아 금선화 맨드라미 나팔꽃 밤에 복습도 다 마치고 제각기 잠잘 채비를 하고 자리를 들어가서도 또들 꽃씨를 두고 이야기─ 우리 집에도 꽃 심을 마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어느 덧 밤도 깊어 엄마가 이불을 고쳐 덮어 줄 때에는 이 가난한 어린 꽃들은 제각기 고운 꽃밭을 안고 곤히 잠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
좋은시(광야에와서,생명의서,바위) 광야에 와서 흥안령 가까운 북변(北邊)의 이 망막한 벌판 끝에 와서 죽어서 뉘우치지 않으려는 마음 위에 오늘은 이레째 암수의 비 내리고 내 망난이에 본받아 화툿장을 뒤치고 담배를 눌러꺼도 마음은 속으로 끝없이 울러노니 아아 이는 다시 나를 과실(過失) 함이러뇨. 이미 온갖을 저버라고 사람도 나는 접어 주지 않으려는 이 자학(自虐) 의 길에 내 열 번 패망의 인생을 버려도 좋으련만 아아 이 회오(悔悟)의 잃임을 어디메 호읍(號泣) 할 곳 없어 말없어 자리를 일어 나와 문을 열고 사면 정거장도 2백 리 밖 암담한 전창에 갇힌 철벽 같은 절망의 광야! ------------------------------------------------------------------- 생명의 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그..
좋은시 유치환 - (그리움,일월,처량가) 그리움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찌기 너와 거닐고 바라던 그 하늘 아래 거리 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 일월 나의 가는 곳 어디나 백일(白日)이 없을소냐. 머언 미개적 유풍(遺風)을 그대로 성신(星辰)과 더불어 잠자고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熱愛)아된 삼가 애련(愛憐)에 빠지지 않음은 ─그는 치욕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게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를하였나니 마지막 우러른 태양이 두 동공(瞳孔)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 내 어느 물의에 짐승처럼 ..
좋은시(춘신,행복) 춘신 /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에서 작은 깃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 가지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 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느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