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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무엇이든 쓰게 된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위즈덤 하우스

 

천천히 보아야 이해가 된다

 

창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관찰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끝내 창작물을 완성해내고야 말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핑요하고, 사람드이 자신의 결과물을 좋아해주면 좋겠다는 소망도 중요하지만, 믿음과 관찰, 그중에 제이은 관찰이다. 재이 없다. 재치와 끈기와 열정과 야심이 불타올라도 관찰이 없으면 아무런 소요d이 없다. 관찰은 창작자로 출발하기 위해 제일 먼저 가동시켜야할 엔진이자 가장 늦게까지 타올라야할 불꽃이다. 관찰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다.

 

믿음과 소망과 관찰, 그중에 제일은 관찰이라

깥은 걸 보지만 겨

관찰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보는 일이다. 간단하게 들리지만 주의하여 자세히 살핀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그냥 보는 걸로는 부족하다. 주의해여 봐야하고, 자세히 봐야한다. 남들과 똑같은걸 보지만 결국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야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봐야하고, 더 오래 봐야 하고, 더 많이 움직이며 봐야한다.

관찰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폴 오스터의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라는 단편소설이 생각한다. [스모크]라는 영화로도 마들어진 이 이야기는 관찰이란 무엇인가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준다.

브로클린의 단배 가게 주인인 오기렌12년 동안 매일 아침 7시 정각에 똑같은 프레임으로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매일 똑같은 시간의 그물에 담김다. 어나 날 그는 단골손님인 소설가에게 자신이 찍은 4천장이 넘는 사진을 보여주게 되는데. 소설가가 사진집을 너무 빨리 넘기자 이렇게 말한다.

너무 빨리 보고 있어. 천천히 봐야 이해가 된다고.”

대체 오기 렌은 뭘 이해할 수 있다고 한 것일까. 빨리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소설가 폴 오스터는 설명해주지 않지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오기 렌의 말은 관찰을 설명하는 중요한 문장이다. 너무 빨리 보지 않고, 천천히 봐야 이해할 수 있다. 때로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소도를 늦추기만 해도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슬로모션 기능을 써보면 세상이 얼마나 낯선지 알 수 있다. 그토록 많은 빗방울들이 한꺼번에 일제히 세상에 쏟아져 내리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지, 자전거 바퀴가 쓰러지지 않고 달리는 것은 또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 천천히 보면서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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