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배려 - 송문구 편저/텐북
간호학생이 깨우쳐 준 것
k라는 젊은 주부가 사법시험에 도전해서 합격했다. 거의 독학으로 공부한데다 장남 출산 후라 k 씨의 이야기는 화제가 되었다. 한 잡지에 k 씨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시험을 보게 된 동기가 한 젊은 간호사의 모습을 보고나서 라고 한다. 길어지지만 그 기사를 소개해 본다.
k씨는 장남을 출산하고 산부인과 병실에 있었다. 마침 산부인과의 병실이 만원이라 많은 산모들과 함께 한 병실을 써야만 했다. 같은 병실에 50세가 넘는 깡마른 여성이 한 명 있었다. 그녀는 매우 불안해 보였고 신경이 날카로운 것 같았다. 왠지 말을 거는 것이 망설여져 그저 관찰만 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 후 두 명의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베테랑 간호사와 20세 전후의 젊은 간호사였다. 연배의 간호사는 혼자서 일을 해보라며 젊은 간호사에게 말하고는 곧 나갔다. 남겨진 간호사는 침대 옆에 걸터 앉았다. 흰 피부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이었다. 흰 실크 모양의 백의에는 간호 실습생이라는 표시가 붙어있었다. 관찰하던 그 환자와 간호사의 대화가 시작됐다. 환자는 그날 수술을 받게 되어 있었고 실습생은 환자의 불안을 누그러뜨려 주기 위해 온 것 같았다. 간호 실습생은 다소 당황하며 자기의 어머니뻘 되는 환자에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만 열심히 되풀이 하고 있었다. 마치 매뉴얼을 암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k 씨는 ‘저래 갖고 되겠어’ 라고 생각하며 계속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어느새 k 씨는 실습생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환자도 처음에는 건성으로 대답을 되풀이 할 뿐이었지만 실습생이 ‘마취가 깨서 아프던지 기분이 나쁘던지 할 때는 언제든지 불러주세요’라고 상냥하게 말하자 안심이 되기 시작했는지 입을 떼기 시작했다. ‘왠지 아침부터 안정이 되지 않아서 내심 걱정이 되긴 해요’
실습생은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성심성의껏 말을 했고 그 노력이 드디어 보답 받은 것이었다. k 씨보다 10살은 어려보이는 실습생. 타인의 괴로움을 이해하고 그것을 누그러뜨리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실습생을 보면서 k 씨는 처음으로 간호사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타인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 타인이 필요한 인간으로서 내 삶에 대한 긍지를 느끼고 싶다’
여태껏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k 씨였지만 이날이후 생각은 바뀌어었다. k 씨는 굳은 결심을 하고 타인을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 벼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잘됐군요, 엄마> - 와세다 경영 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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