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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좋은시(새벽종,새와나무, 새하얀밤,서로가)

새벽종 - 강소천


아름다운 새벽종 소리가
내 귓가에 날아와 앉는다.


민들레씨가 바람에 흩날리듯
종소리는 종 속에서 마악 쏟아져온다.


종소리는 맑은 공기를 타고 훨훨 날아
마을로 집으로 찾아든다.


종소리는 문틈을 새어 방 안으로 들어와
앉을 자리를 찾아본다.


일찍이 잠이 깬 아이들의 귓가에만
아름다운 종소리는 날아와 앉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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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나무 - 이준관

 

새는

나무가 좋다.

 

잎 피면

잎 구경

 

꽃 피면

꽃 구경

 

새는

나무가 좋다.

 

열매 열면

열매 구경

 

단풍 들면

단풍 구경

 

새는

나무가 좋아

쉴 새 없이

나무에서 노래부른다.

 

새는

나무가 좋아

쉴 새 없이

가지 사이를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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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밤 - 강소천

 

눈빛도 희고
달빛도 희고


마을도 그림 같고
집도 그림 같고


눈빛도 화안하고
달빛도 화안하고


누가 이런 그림 속에
나를 그려놓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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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 김종상

 

산새가 숲에서

울고 있었다.

바위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산새와 바위는

말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한단다.

 

바람이 구름을

밀고 있었다.

하늘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

 

바람과 하늘은

말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