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판 - 이상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 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겨울밤 - 강소천
바람이 솨아솨아솨아 부는 밤
문풍지가 부웅붕 우는 밤
겨울밤 추운 밤.
우리는 화롯가에 모여앉아
감자를 구워먹으며 옛날 얘기를 합니다.
언니는 호랑이 이야기
누나는 공주 이야기
나는 오늘밤도 토끼 이야기.
감자를 두 번씩이나 구워먹고 나도
우리는 잠이 안 옵니다.
겨울밤은 길고 깁니다.
우리는 콩을 볶아 먹습니다.
강냉이를 튀겨 먹습니다.
그래도 겨울밤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겨울 이야기 - 이상현
겨울은
아이들 때문에 찾아온다.
알밤처럼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목소리.
딱 벌어진
가슴으로,
눈싸움하는
개구쟁이들이 좋아
겨울은
언제나 눈송이를 터뜨린다.
불꽃처럼
사방에서 터뜨리는
그 눈밭에서
아이들은
날마다 깔깔대며 자란다.
제 키보다
큰 눈사람 만들 때,
제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그 겨울을 혼자서 굴릴 때
아이들은
부쩍부쩍 자란다.
귀뚜라미 - 방정환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님도 추워서
파랗습니다.
울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이
떨어집니다.
'문학 : 하루 한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시(꽃밭,꽃밭과순이, 꽃씨, 나무) (0) | 2020.11.12 |
---|---|
좋은시(귀뚜라미우는밤,그리운언덕,그림자와나,그해여름밤) (0) | 2020.11.11 |
좋은시(겨울밤, 겨울들판, 겨울,개울물소리,개구리밥) (0) | 2020.11.09 |
좋은 시 (가을밤, 가을바람, 가을, 가는길) (0) | 2020.11.08 |
좋은 시 (음악처럼 비처럼, 빈집, shall we love,가난한 사랑노래) (0) | 2020.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