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 하루 한 문장

좋은시(꽃밭,꽃밭과순이, 꽃씨, 나무)

꽃밭 - 윤석중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


꽃밭과 순이 - 이오덕

 

분이는 달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경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아름답단다.
그러나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순아, 넌 무슨 꽃이 더 예쁘니?
채송화가 제일 예쁘지?
그래도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순이.

 

순이는 목발로 발 밑을 가리켰다.
꽃밭을 빙 둘러 새끼줄에 매여있는 말뚝
그 말뚝이 살아나 잎을 피우고 있었다.
거꾸로 박혀 생매장당한 포플러 막대기가!

------------------------------------------------

 

꽃씨 - 최계략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떼도 숨어있다.

----------------------------------

 

나무 - 이창건

 

봄비 맞고

새순 트고

 

여름비 맞고

몸집 크고

 

가을비 맞고

생각에 잠긴다.

 

나무는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