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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좋은시(엄마걱정, 나의꿈, 가을하늘)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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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정호승

 

돌맹이로 빵을 만든다

흙으로 밥을 짓는다

풀잎으로 반찬을 만든다

강물로 국을 끓인다

함박눈으로 시루떡을 짓는다

노을로 팥빙수를 만든다

이 세상에 배고픈 사람이

아무도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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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변종윤

 

드높은 구름

멀어진 하늘

고추잠자리 밭을 갈고

들녘엔 곡식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는 가을

내 두 손 펼쳐

가슴에 안아주련다.

고마운 가을 어머니가 삶아주신

밤고구마 바구니 담아

조잘대며 먹다보면

노을이 가을하늘에

한 폭 수채화 되고

우리 마음도 붉게 타오르는

설렘으로 한 편의 동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