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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좋은 시(사막, 너무작은심장,후회)

<사막>- 오르텅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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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은 심장>- 장 루슬로

 

작은 바람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숲을 쓰러뜨려

나무들을 가져다주어야지.

추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빵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배고픈 사람들의.

 

그러나 그 위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비가 내려

바람을 잠재우고 빵을 녹여

모든 것들의 이전과 같이 되었다네.

가난한 사람들은 춥고

여전히 배가 고프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아.

 

만일 빵이 부족하고 세상이 춥다면

그것은 비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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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이해인 수녀님

 

내일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모든 것을 정리해야지.

 

사람들에겐

해지기 전에

한 톨 마음도

남겨두지 말아야지.

 

찾아오는 이들에겐

항상 처음인 듯

지극한 사랑으로 대해야지.

 

잠은 줄이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지.

 

늘 결심만 하다

끝나는 게,

벌써 몇 년째인지.

 

하루가 가고

한숨 쉬는 어리석음.

 

후회하고도

거듭나지 못하는

나의 미련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