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듯 아는 것이 없다
(공공여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에게 지식이 있는가? 실상 나에겐 아무런 지식도 없다. 어느 시골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물어본다 해도 난 그 물음에 대해 텅 빈 듯 아는 것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문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고루 따져서 알려줄 따름이다.” 라고 하였다.
공자는 결코 자만심이나 오만을 부리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진리에 능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공자는 잘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번지가 공자에게 농사를 짓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나는 늙은 농부만도 못하다.”라고 대답했다. 번지가 또다시 채소 기르는 방법을 묻자 공자는 또다시 “나는 채소 가꾸는 늙은 농부보다 못하다.” 라고 대답했다.
번지가 자리에서 물러나자 공자는 탄식하듯 이렇게 말했다. “번지는 참으로 소인이구나. 윗사람이 예를 중시하면 백성들이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가 없고 윗사람이 의를 중시하면 백성들이 감히 복종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윗사람이 신의를 중시하면 백성들이 감히 진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되면 사방의 백성들이 제 자식을 교육시켜 달라고 포대에 싸서 데리고 올텐데 무엇 때문에 농사를 지으려 한단 말이냐?”
공자는 농사일과 채소 가꾸는 일을 배우려고 했던 번지를 소인이라고 가차 없이 질책했다. 이로 미뤄 봐서 공자의 교육 사상과 교육사상고 교육 목적은 바로 사회를 통치하고 이끌어가는 지식인과 리더를 양성하는 데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공자의 말씀을 역사적 사례에서 배운다
혜능과 신수는 중국 선종의 정통을 5대째 이어가던 홍인의 수하에서 불도를 닦았다
신수는 어린 시절 출가하여 쉰여 세가 돼서야 홍인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당시 홍인은 불경을 강독하고 있었는데 신수는 그에게서 불도를 배우고 싶어 호북성 황매현의 동산사까지 그를 찾아갔다. 홍인은 신수에게 잡다한 잡ㅇ리부터 맡겼지만 신수는 불평 한마디 없이 갖은 노력 끝에 홍인의 수제자가 되었다. 이런 그를 두고 홍인은 “내 제자 팔백 명 가운데 신수를 앞지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칭찬을 늘어놓곤 했다.
홍인이 나이가 들어 다음 계승자를 지명할 때가 다가오자 동산사의 모든 스님들은 당연히 신수가 제 6대조로 지명될 것이라고 여겼다. 신수역시 자신의 깨달음의 경지를 자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글을 지어보였다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시시근불식
막사야진애
몸은 보리수요
마음은 맑은 거울이라.
늘 부지런히 닦아
티끌이 묻지 않게 해야 하리.
한편 어릴 때부터 땔나무를 캐서 생계를 이어가던 혜능 역시 홍인의 가르침ㅇ르 받기 위해 동산사를 찾아왔다. 절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는 일꿀에 지나지 않았지만 글을 읽지 못하면서도 제법 시를 지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홍인이 지은 글을 듣고서 이렇게 답 글을 지어 보였다. “보리수라고하는 깨달음의 나무는 본시 존재하지도 않으며 마음속의 맑은 거울 역시 애당초 있지도 않은데 어찌 먼지가 낀단 말인가?”
훗날 홍인은 신수의 진심어린 수행을 칭찬하며 큰 도를 닦을 수 있을 거라 칭찬하면서도 정작 혜능을 계승자로 지목했다. 이유가 왜였을까? 사실 신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수행만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저 윗사람들이 하는 대로 열심히 수행하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다고 여겼으리라. 그러나 혜능은 선종에서 말하는 참된 진리를 이미 깨닫고 있었다. 즉,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공이라는 참선을 깨달았던 것이다
15살부터 만나는 논어
공자 저, 김세중 편역
스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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