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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거대한 사기극

자기 계발의 소비자 : 여성

나는 고객들에게 더 이상 소녀처럼 굴지말라고 조언한다 사실 그것은 배운대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 당신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당신의 역할을 여자애가 아닌 리더로 확대 발전시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스 피 프란켈 서녀를 버리고 여자로 승리하는 101가지 방법 해냄 2004

 

아이들을 자기계발의 소비자로 상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불안한 현실을 보여주는 극단적 징후이다. 이떼 자녀는 어머니의 욕망을 투사하는 방편일 뿐이다. 아이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곧 엄마 자신의 마음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계발의 수레바퀴는 불안을 매개로 해서 돌아간다. 이는 결국 여성 자신이 자기 계발에 열정을 투입하게 만다는 상황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즉 이러한 자기계발의 광풍 속에는 불안한 사회 속에서 안정을 확보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여성의 불안이 아이의 영혼을 잠식할 뿐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여성의 자기 계발 열광을 이해하려면 그녀들의 불안을 이해해야 한다. 그 또한 여성이 현실에 적응하는 나름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불안사회가 추구하는 안정성의 덕목

지그문트 바우만은 우리 사회를 액체사회로 규정한다. 극도의 유연성이 지금의 사회구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연한 노동시장, 유동하는 금융자본, 해체되는 공공복지, 팽창하는 개인주의 등으로 가시화되는 항구적 불안정 체계가 바로 우리 사회의 본질이다. 우리의 실존을 규정하는 핵심은 곧 불안이다. 하지만 이 불안사회 속에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안의 정도는 여성이 더 강하다.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고 그녀가 말하는 이유도 결국 안정성 때문이다. 대형 냉장고 하나 갖게 되었다고 해서 더는 여자라서 행복해요라고 말할 수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남자에게 의존하는 대신 부자 아빠는 아내가 만든다고 부르짖고 있는 현실이다

외부에서 안정성을 찾을 수가 없어 스스로 자구책을 도모하게 만드는 이러한 정황은 확실히 비정상적인 것이다.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설에 따르자면, 안전 욕구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 생리적 욕구를 제외하면 가장 밑바닥에 속하는 욕구인 것이다. 안전욕구가 충족되기 어려운 사회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바로 그 위에 자리하는 애정 소속 욕구를 추구할 형편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 대신에 돈에 중독되기 시작하는 이유이다.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뭐니뭐니 해도 머니인 것이다 4개의 통장과 같이 아끼고 모으는 식의 보수적인 재태크를 중심으로 하는 저작들은 확실이 여성들이 더 많이 읽었다. 사실 남자으 대뇌영적량을 따져본다면 급여 소비 예비 투자의 네 범주로 통장을 관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일게다. 남자는 주식과 같은 모험적인 투자 방식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 또한 그가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거대한 사기극, 이원석 지음/ 북바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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