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찬란한 태양, 연을 쫒는 아이, 그리고 산이 울렸다
세 편의 대작을 쓴 작가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로 미국으로 망명하여 의사가 된 사람이다. 의사이면서 작가이다.
책도 책이지만, 작가에 대해서도 놀라운 부분은 두 가지 직업을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느냐였다. 세계 34개국으로 번역되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처음 접한 것은 YES 24에서 이 책으로 독서감상문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본 후였다. 나는 저 두껍고 무거운 책에 대해 차마 독후감을 써낼 능력은 안될 것 같아서 조용히 책만 사서 읽어 보았다.
작가는 참 간지럽게 이야기를 써가는 재주가 있어서 문체라든가 흡수력은 내마음에 쏙 들었다. 내용 또한 그때 당시에는 괜찮게 생각을 했었다. 헌데 두 번재 출간 되는 장편인 연을 쫒는 아이라는 책을 다 읽을 쯤에는 스물스물 드는 생각이 왜 저 작가는 저렇게도 아픈 이야기를 쓰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다 읽은 지 10년이 되어가는 지금에는 그 줄거리도 생각하고싶지 않을 만큼 마음을 할퀴는 스토리인것 같다는 생각이다. 잔인하고 실랄하고 쌀벌한 전쟁통의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그래서 못읽고 있다. 내 마음이 서른살 때보다는 황폐해졌다는 뜻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같은 직장에 다녔던 내 나이 또래의 여자 한 명은 저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에게 펜레터를 수통을 보냈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라고 했다. 그녀는 이 작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그녀는 지금도 마음이 따사로워서 그 책들이 아직도 재미있을까?
나는 내가 다 본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동기인 친구에게 선물을 하였다. 그 친구에게 받은 책도 있었고, 맛있는 밥을 잘 사주었기에 딱히 줄 것도 없고 온통 그 책 생각이었기에 선물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책이 지금까지 집에 있었다면 볼때마다 우울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글이야말로 진짜 글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괜찮은 소설을 읽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전쟁을 하지 말자, 전쟁을 왜 하는가 하는 문제는 생각을 안해봐도 뻔한 문제인데, 전쟁분자들을 생각하면 이 책을 아니 읽힐 수가 없을 것이다. 저 북한의 김정은이나 김여정이 이 책 세 권을 읽는다면 전쟁을 피하는 길이 될 것인가? 하는 착안도 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북한의 생활상을 들어본 나로써는 저 책이 그다지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것도 하나의 생각이다. 함경도 청진의 한 도시에서 김치를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들어 먹는 집이 한 집 두집 밖에 셀 수없고, 그 외에는 소금만 쳐서 절여 먹는다고 했다. 배추를 구할 수도 없는 집이 많단다. 기본 반찬인 김치가 저 정도이니 굶어죽고 얼어죽고는 수도 없다 하였다. 가족을 버리고 오는 길마저도 웃음이 가득한 행복의 길, 그 길에 죽음이 온다하여도 그저 기다림의 길이라니....(어딘가에서 만난 사람이 새터민이었다..) 그럼에도 김정일이는 이 나쁜 놈은 김대중 대통령과 정주영 회장이 보낸 소를 송아지 요리를 해먹을 정도였다고 하니... 나는 죽을 각오를 하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할레드 호세이니가 실랄했던 만큼 나도 실랄한지 정성은 다하고 있다.
연을 쫒는 아이에서 나온 문장이 기억난다.
“네가 원하면 천 번이라도 연을 찾아올 수 있다”
마음을 울린 문장 하나를 남기며 할레드 호세이니의 다음 작품을 또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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