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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빨간 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어릴 때 TV 만화영화로 잠깐 보았던 빨간머리 앤을 서점에서 발견했다 !

만화영화의 장면을 책 표지로 만들어놓아서 눈에 쏙 들어왔다

사실은 작은 아씨들을 영화로 보기 전에 책으로 구입해서 읽으려서 서점에 간 것인데,

나는 어찌된 것인지 빨간 머리 앤을 더 먼저 읽게 되었다

 

그러니까 6학년 때 만화영화로 접했을 때는 내용보다 주제곡에 더 많은 흥미를 가졌었고,

빨간머리 앤의 캐릭터나 내용에 대해서는 뭐 저렇게 수다스러울 뿐인가하고 반감을 샀고, 그림은 미완성인듯 하여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지금 내 나이 39세이고 세상일에 지쳐갈쯤 되다보니 책으로 접한 빨간머리 앤은 그야말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였다.

 

대학을 영문학과로 갔던 그당시의 동창생이 한 말 중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이 "앤은 길버트와 결혼도 하는데.." 라고 즐겁게 말했던 것도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 당시에 빨간 머리 앤이라면 시중에 샅샅이 뒤져보기도 했었는데, 길버트와 결혼을 했던 것 까지는 찾지못한 것 같다. 이번에 고른 책도 마찬가지로 길버트와의 결혼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인터넷이 발달하여 검색하면 보통이상은 다 나오니까 다시 한 번 찾아보았고, 세상에나 11권까지나 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열심히 읽었다 !

길버트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앤과 보내는 소중한 나와의 시간이 궁금했다. 소설 삼국지도 아니고, 소설 태백산맥도 아닌 앤과의 이야기, 그 여자스러운 이야기가 궁금했다. 특히나 앤이 교장 선생님이 되고 아이를 낳아 그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앤이 또 어떤 행복한 말들을 쏟아내고 떠날지가 궁금해서 못견디겠더란다.

 

도서관에 없는 시리즈는 희망도서 신청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제한도서라고 답이 왔다.

 

"마릴라 아주머니, 내일을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으세요? 내일은 아직 아무 실수도 저지르지 않은 새로운 날이잖아요."

"내 보증하며. 앤, 넌 내일도 실수를 수두룩이 저지를 거야."

 

참 답답한 대답을 마릴라 아주머니로부터 들었어도 앤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너무 오래 슬픔에 빠져있기엔 세상이 참 흥미롭지 않나요?"

도리어 위와 같이 긍정을 하고있다.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맞다

믿으면 믿는대로 되는 법이라고 한다

부족하지만, 나 또한 나다운 멋진 내가 된다는 믿음으로 한 번 살아가 보자 라고 결심 같은 것도 흐뭇하게 그려보게 되었다.

 

책 초반을 읽을 때는 환갑이 넘으신 어머니께서도 말씀하셨다.

"앤이 불쌍해."

라고

 

하지만 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인 것 같다. 긍정할 수 있는 힘을 누군가에게서 받은 아이.

 

나도 빨간 머리 앤의 그 행복을 닮아가고싶다.

 

 

 

 

<시리즈별 제목>

 

1.초록 지붕집의 앤(빨강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1908)

2. 에이본리 마을의 앤 Anne of Avonlea (1909)

3. 섬의 앤(레드먼드의 앤) Anne of the Island (1915)

4. 윈디 윌로우스의 앤 Anne of Windy Willows (1936)

5. 앤의 꿈의 집 Anne's House of Dreams (1917)

6. 잉글사이드의 앤 Anne of Ingleside (1939)

7. 무지개 골짜기 Rainbow Valley (1919)

8. 잉글사이드의 릴라 Rilla of Ingleside (1921)

9. 에이본리 연대기 Chronicles of Avonlea (1912)

10. 에이본리 연대기 2부 Further Chronicle of Avonlea (1920)

(+ 단편 유고집 어제의 길 The Road to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