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쁜 때 웬 설사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마빡맞기
박상욱
한 대 맞으면
눈물 나오고
두 대 맞으면
코피 나오고
세 대 맞으면
별이 보이고
네 대 맞으면
눈에 뵈는 게 없다.
감자꽃
권태응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민들레
이응인
맑은 날
초록 둑길에
뉘 집 아이 놀러 나와
노란 발자국
콕 콕 콕
찍었을까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느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사랑
김상열
사랑인란
못난 사람을 놓여주고
높은 사람을 낮춰주는 것
추억
이원진
추억이란
지나기 전엔 돌덩이
지나고 나면 금덩이
봄 비
안도현
봄비는
황벚나무 가지에 자꾸 입을 갖다댄다
황벚나무 가지 속에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고
장 날
안도현
장꾼들이
점심때 좌판 옆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니
그 주변이 둥그렇고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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