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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하루 한 문장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작년 한 여름 날의 일이다

직장이 고요하였다 해는 쨍쨍하였다 시냇물은 청명하였고, 새 한 마리 울지않는 건조한 날들이었다

에어컨은 빵빵 돌아가고, 나는 한가롭고, 사무실은 여유로웠다

근무중에 나는 아니되겠다 싶어, 오후반가를 내고 도서관으로 갈 결심을 했다

가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어야지

 

거기서 뜻박에 만난 친구가 스튜어디스를 막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온 친구였다

반가와서 내가 먼저 인사를 했는데, 시간을 조금 내주어서 벤취에 앉아 잠깐 이야기를 했다

편안하게 지낸 것 같구나

라고 말해주는데, 이 친구가 바쁜 듯 하여 일찍 보내주었다

딱히 할 말도 없고...

 

나는 지금은 친구가 거의 없다

그래서 노상 카톡만 끼고 산다

카톡친구는 있다

만나는 친구가 없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는 연락을 안하고 지낸지가 십수년이 넘어서 다시 연락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한다

고등기숙사 시절에 친했던 친구 세명정도가 가끔 일년에 한 두 번씩 연락을 하고 지내는 친구다

언제라도 반갑기 그지 없다

학교 다닐 때 우리는 동기가 다 서로서로 친구였다

내가 믿음이 부족하고 자신감이 부족해서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점이 흠이다

 

그날

80일간의 세계일주가 갑자기 왜 읽고 싶어졌을까

초등학교 다닐 때 읽은 책이었는데, 그때 그 신사적인 분위기가 다시 그리웠던 모양이다

그 당시에 tv에 만화영화로도 상영 했지만 재미없었고, 그 책을 만화영화로 읽기에는 아까웠다.

 

그 여름에, 에어컨 시원하고 공기 상쾌한 도서관에서 읽은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반전 부분을 미리 기억하지 않고 읽었었다는 점에서 박수치며 읽은 책이다

 

그런 날이 또 오겠는가

날과 시간과 특정한 것을 그리워할 날이 오겠는가 말이다

세계여행을 하고 다닌 그 친구도 웃음지었던 80일간의 세계일주는 결코 고리타분한 책이 아니다

어느 합리주의자의 성공적인 인생이야기

 

초딩때 읽었을 때는 코끼리 때문에 신기했었는데,

요즘에 읽으니까 어른들의 놀이와 대담한 내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어른이 되면 아무래도 도박같은 대담한 투자를 하게도 되나보다 생각도 든다

그 내기에서 성공하는 것과 실패하는 것의 차이는 어떻게 결정나는 것일까?

 

저 아버지 같은 것만 읽네

이 책을 읽은 것에 대해 내 병증인 전파무기(채널링)의 목소리도 여기에 함께 첨부한다.

 

우리 아버지가 합리주의자이신지는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걸 판가름할 날도 오겠지